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바람이 지난 자리에는 언제나 보이지 않는 틈이 남는다. 그 틈 사이로 내 숨이 가만히 흘러 들어간다. 나는 손끝으로, 시선으로, 조용히 그 공간을 헤아린다.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도, 붙들려는 것도 아닌, 그저 나를 통과시키는 숨. 두 개의 리듬이 내 안에서 동시에 뛰고 있다. 하나는 땅을 향해 묵묵히 흐르고, 다른 하나는 위로 올라, 저 먼 공기 속으로 사라질 듯하다. 어느 순간 나는 그것들 사이에 고요히 떠 있다. 무게를 느끼면서도 가벼운,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균형. 바다처럼 깊고, 검정보다 진한 공간 속에서 소리조차 잦아든 곳에서 나는 나를 듣는다. 기억과 감정이 서서히 쌓인 흔적 위에, 작은 희망 하나를 올려놓는다. 혹시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을까 하는, 조용하지만 단단한 마음의 흔들림. 기록 자체로 이미 충분하다고 알면서도, 그래도 누군가의 마음에 작은 물결을 남기길 바란다. 내 안의 숨과 그림자, 흐름과 고요가 가볍게 스치는 순간, 그곳에서 당신이 나를 만나기를. #프롤로그 #음악에세이